오은 & 윤덕원-여름이 다 갔네《가사/듣기》
오은 & 윤덕원-여름이 다 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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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 & 윤덕원-여름이 다 갔네 가사
여름이 다 갔네
긴팔을 걷으며 네가 말했다
여름에 근접한 네가 말했다
긴팔을 아무리 걷어도 반팔이 되지는 않아
여름은 낮에, 겨울은 밤에 찾아온다고
너는 말했다
날이 바뀌고 계절이 바뀌고
반팔은 긴 팔이 되었다
그때가 봄이었는지 가을이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여름은 아니었어 겨울도 아니었고)
맞는말이다
우리는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으니까
한숨을 주고 받다
느닷없이 환절기 처럼 헤어졌으니까
아침에 눈 떠 보니 다른 계절이 와 있었으니까
여름이 다 갔네
긴팔을 걷으며 네가 말했다
여름에 근접한 네가 말했다
긴팔을 아무리 걷어도 반팔이 되지는 않아
삶은 한번에 시작되거나 끝나지 않는 것 같아
한번 해볼까 마음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우리가 지금 여름과 겨울의
사이에 있는 것 처럼,
여름 낮이 긴 것 처럼,
겨울 밤은 더 긴 것 처럼,
들리지 않는 물음처럼,
나도 모르게 튀어나간 대답처럼,
나갔다 돌아온 사람처럼,
반팔을 입고 갔다가
긴 팔을 입고 온 사람처럼
긴팔을 걷으며 네가 말했다
여름에 근접한 네가 말했다
긴팔을 아무리 걷어도 반팔이 되지는 않아
여름이 다 갔네
여름은 낮에 겨울은 밤에 찾아온다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단잠과 꿀잠은 간절하게 바랄 때에야
겨우 찾아온다
날씨가 좋아도 기분은 좋지 않을 수 있다
건조한 날씨에 축축한 기분으로 걷기도 한다
긴팔을 걷어도 반팔이 될 수는 없지만
반팔에 가까워질 수는 있다
낮이 짧아지면 밤이 길어지듯
여름이 가면 겨울이 올 것이다
그 사이에 환절기가 있어서
웅크리고 잠을 잤다
저녁이 되면 다음계절을 끌고 네가 올 것이다.
오은 & 윤덕원-여름이 다 갔네
오은의 시 '갔다 온 사람' 을 읽고나서 '여름이 다 갔네' 라는 구절이 머릿속을 자꾸 맴돌았다.
그래, 여름은 항상 다 지나가고 나서야 존재감을 더욱 드러내지. 내년에도 여름은 다시 올 테지만. '갔다 온 사람' 은 가기 전과는 같으면서 다른 사람일 것이다. 어쩌면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는 내년 여름 처럼.
그런 이상한 기분으로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보컬/베이스/기타/건반 : 윤덕원
나레이션 : 오은
드럼 : 류지
작사 : 오은
작곡/편곡 : 윤덕원
오은 & 윤덕원-여름이 다 갔네《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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