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소나기《가사/듣기》
이주영-소나기
이주영이 디지털 싱글 " 소나기 "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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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소나기 가사
그때 넌 그 노래가 끝날 때까지 꼼짝하지 않았고
그때 난 그 노래가 끝나기만 기다렸었어
넌 노래가 끝난 후에도 노래를 얘기했고
난 너를 만지고 싶었어
그렇지
때마침 비가 오고 어쩌다 듣게 된 옛날 노래
그래서 그리워진 그날
손끝에 느껴지는 얼굴이야
그리운 사람이 없으면
외로워도 노래는 필요 없어
필요 없어
그랬지
소나기처럼 쏟아지던 나의 빛
매일 일렁이는 눈동자로
달려도 달려도 숨이 안 차던
너였지
너무나 찬란하던 너였지
어쩔 줄 모르는 열정
내가 향하는 모든 곳에 있던 건
너였지
일렁이는 목소리로
불러도 불러도 불러도
끝나지 않은 노래가 되어
아직 남아있는 목소리로
내리네
여름에도 느껴지는 겨울이야
이주영-소나기
어떤 노래에 대해 ‘옛날 노래’라고 칭할 수 있을 정도의 나이. 시간의 거리와 질감을 아는 이들에게, 이주영의 새 싱글 〈소나기〉가 왔다. 바로 내 옆에서 부르는 듯한 가까운 텍스처의 목소리로.
이어폰을 꽂고, 평소보다 볼륨을 조금 높이고, 눈을 감아본다. ‘그때 넌…’ 으로 시작하는 첫 마디를 들으면, 우리는 각자의 ‘그때’로 이동한다. 그리고 각자의 ‘너’를 만난다. 이 노래의 전반부 감정은 그래서 모호하게 느껴진다. 듣는 이가 어떤 기억을 떠올리는가에 따라 노래가 다르게 들리기 때문이다.
쓸쓸한 기억인가? 아쉬운 기억인가? 다정한 기억인가? 무엇이어도 좋다. 단출한 편곡 위로 생각에 잠긴 듯 천천히 걸어가는 이주영의 목소리는 상념을 허용한다.
많은 것들이 시간과 함께 흘러간다. 우리는 무언가를 잊었기에 살아갈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기억은 다시 우리를 찾아온다. 느닷없이 내리기 시작해, 피할 겨를 없이 거칠게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지금의 ‘나’를 만든 사람, 떨리는 목소리로 나눴던 그날의 대화, 달려도 달려도 숨이 차지 않았던 뜨거운 한 시절 같은 것들… 후렴에서 일렉트릭 기타와 피아노가 펼쳐지며 만들어내는 잠시동안의 아름다운 공간에서, 그 기억은 찬란하고 애틋하다.
흙먼지 자욱한 일상을 살고 있는 중이라면 이 노래를 듣자. 그리고 냉소하지 말고 살아가자. 불러도, 불러도, 불러도, 어떤 노래는 끝나지 않을 테니까.
- 시타(말없는 라디오)
이주영-소나기《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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