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혁-새로운 길 [가사/듣기]

Posted by 호루개
2023. 3. 31. 03:26 최신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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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혁-새로운 길

허정혁이 윤동주의 시 「새로운 길」 을 디지털 싱글로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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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혁-새로운 길 가사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바람이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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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내일도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허정혁-새로운 길
볕 좋은 날, 함께 걷는 발걸음
1938년을 살았던 청년과, 2023년을 살고 있는 청년이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아주 비슷한 영혼을 지닌 두 청년이 각자의 목소리로 포개지는 일.

 


우리가 시와 음악을 사랑하는 건, 이처럼 불가능한 만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앉아서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귀가 열리고 바람이 일고 길이 보인다. 부드럽고 선량한 두 사람의 마음이 민들레가 펼쳐지듯 눈앞에 보인다.

허정혁의 신곡, [새로운 길]은 윤동주의 시 「새로운 길」에 음과 목소리를 입힌 곡이다. 이 시는 윤동주가 연희전문학교(지금의 연세대)에 입학한 후 처음으로 썼던 시이다. 그러니까 1938년 5월 10일, 윤동주는 새내기 학생이 되어, 고향 북간도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제 막 ‘새로운 길’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동주는 의과에 진학하라는 부친의 말을 듣지 않고 시와 문학을 정면으로 껴안기 위해 문과에 진학한다. 그러니까 참으로 아름다운 건, 2023년의 허정혁도 그러하다는 것. 지금 그는 자신의 목소리와 마음 하나를 쥐고 새로운 앨범을 만들고 있다. 새로운 길은 그렇게 펼쳐진다. 사랑하는 것을 기꺼이 더 사랑하고자 할 때. 두 청년은 그렇게 시와 노래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바람이 일 듯 기타 소리가 부드럽게 들리고 허정혁은 그 단아한 음들 사이로 햇살 같은 목소리를 얹는다. 천천히 나아가는 느낌의 이 곡은 길 자체를 걷는 인상을 심어주는데, 허정혁의 편안하고도 다정한 목소리가 우리에게 안온함을 더해준다. 나는 종종 배려심이 깊은 사람과 길을 걸을 때 이런 느낌을 받고는 했다. 발걸음을 맞추려 하고 눈을 맞추며 천천히 같이 가려 노력하는 사람. 그러니까 허정혁은 청자를 앞질러, 먼저 가는 가수가 아니라, 함께 가는 가수. 함께 보고 들으며 같은 시간을 살게 하는 그런 가수다.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숲”과 “마을”로 들어서는 청년의 발걸음. 시의 내용처럼 “새로운 길”이란, 유별나거나 특별한 길이 아니라, 새 마음으로 보는 길이 새로운 길이다. 허정혁의 이 노래를 거듭 들으며 그런 용감하고 밝은 마음을 생각했다. 화려하게 드러내는 새로움이 아니라, 이미 곁에 있는 것들을 새로이 보는 것. 그러니까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이다. 내가 걷는 길이 이미 새로운 길이다. 곡을 듣는 내내 그렇게 봄볕을 쬐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들었다. 약간의 설렘과 흥성함을 가슴에 안고서. 마음의 냇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손을 꼭 쥐고 앞을 향해 걸었다. 새 마음을 지닌 사람의 성실한 걸음은 이토록 명랑하고 말간 것이다.

시인 고명재

 

허정혁-새로운 길 [가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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